◇ 안산시 사동 일원에서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6일간 열렸던 경기국제항공전이 성료했다. 개막일에 펼쳐진 우리나라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의 화려한 축하비행 장면. © G뉴스플러스 황진환

창공에 꿈과 희망을 그렸던 6일간의 항공우주축제가 막을 내렸다. 미지를 향한 상상력으로 몸살을 앓는 아이에겐 한여름 밤의 꿈처럼 못내 아쉽기만 하다. 맑게 갠 파란하늘을 가로질러 순식간에 사라져간 비행기가 항적운을 남기듯 축제의 끝엔 여운이 자리한다. 아쉬움을 곱씹던 아이는 하지만, 미련을 오래 두지 않는다. 축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1년 후 하늘과 우주를 향한 꿈이 제법 무르익어갈 즈음 아이는 다시 창공을 수놓는 한여름 밤의 꿈을 목도하게 된다. 꿈의 무대를 재단하는 것은 물론, 경기도다.

6일간 40만명 관람…세계적 항공우주쇼로 성장가능

◇ 초경량비행기 3대가 항공전 행사장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축제는 잔치다. 모름지기 사람이 붐비고 흥에 겨워야 제 맛이다. 연례행사라면 올해 찾아온 관람객들을 내년에도 부를 수 있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창공에 그리는 꿈과 희망을’ 슬로건으로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안산시 시화호 일대에서 치러진 경기국제항공전이야말로 축제의 묘미를 제대로 발산했다. 2회째 행사 만에 세계적인 항공우주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6일간 항공전을 찾은 인파는 무려 40만8천300여명이다. 지난해 첫 행사 때보다 10만명이 늘었다. 입장권 판매액도 3억4천만원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특히 천안함 침몰사고, 구제역 등으로 사회분위기가 침체됐음에도 이처럼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한 것은 항공에서 우주영역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콘텐츠와 잘 갖춰진 편의시설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항공전 사무국장을 맡은 김길종 경기관광공사 관광마케팅본부장은 “관람객들이 볼거리, 즐길거리를 통해 항공산업에 대해 직접 느끼고 인지하게 되면서 올해 항공전은 명실공이 이벤트가 아닌 산업엑스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항공전 테마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와 편의시설, 쉼터, 먹을거리 등에 대한 관람객 만족도가 높았다”고 평했다.

파리에어쇼, 판보로에어쇼 등 세계 5대 에어쇼를 비롯해 국내 서울에어쇼 등과 콘셉트를 차별화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들 에어쇼가 방위산업체 위주의 군수기 전시 및 비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과 달리 경기국제항공전은 개인용 비행기 중심의 전시 및 에어쇼와 비행기 탑승, 우주인체험, 시뮬레이션 등 풍부한 체험프로그램으로 꾸며져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에어쇼와 산업전, 레저항공기, 패러글라이더, 항공·우주원리체험, 예술공연 등 관광과 산업, 스포츠, 교육, 문화 분야가 하나로 잘 어우러지면서 복합문화행사로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 항공전 홍보대사인 배우 이화선 씨가 개막축하비행을 마치고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에어쇼, 체험행사, 산업전까지 인기 만발

올해 행사는 항공전의 백미인 에어쇼 규모부터 달랐다. 지난해 12개팀에서 올해 20개팀으로 참가팀이 늘어났고, 이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곡예비행팀 6개팀이 참가해 에어쇼의 향연을 연출했다.

우리나라 공군의 최정예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의 T-50기와 러시아 SU-26기, 일본 AOP기, 미국 SU-31기, 호주 Pitts-S2A기, Pitts-S1S기 등이 매일 두 차례씩 환상적인 곡예비행을 펼쳤다. 매니아층을 형성한 러시아 여성 곡예비행사 카파니나와 비행기 탈취를 연출한 호주 곡예비행사 필 유니콤이 주목받았고, 미7공군이 참가한 시범비행도 관심을 모았다.

특히 개막일에 맞춰 국산 초음속훈련기 T-50 8대로 선보인 블랙이글스의 특수비행과 항공전 홍보대사로 그동안 비행조종기술을 익힌 배우 이화선 씨의 개막축하비행은 이번 행사에 대한 기대치를 드높이는 신호탄이 됐다. 활주로를 찾은 관람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6일간 떠나지 않았다.

체험교육프로그램도 전년도 27종에서 올해 64종으로 늘어나 어린이 12만명이 체험행사를 즐기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비행기 탑승체험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체험인원을 196명으로 제한했지만 탑승비행종류는 헬기, 경항공기 등 4종으로 늘려 인기를 독차지했다.

◇ 우주항공체험관에서 미래의 파일럿들이 조종헬멧을 착용해보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올해 첫 추가된 우주항공체험관도 어린이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입장만 하는 데 30분 이상이 소요될 정도였다. 우주항공체험관에는 60여종의 체험시설이 마련돼 인공위성과 우주정거장, 우주선 음식·무중력·우주유영 등 어린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며 우주에 대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교육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기간에 비행시뮬레이터를 체험한 신현빈(고양덕은초 5년) 군은 “게임기보다 비행기 조종이 더 재밌다. 비행기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게 됐다”고 했고, 두 아이와 함께 항공시뮬레이션 부스를 찾은 학부모 장명진(39·여) 씨는 “항공하면 막연하게 생각되는데 이렇게 직접보고 느낄 수 있어 아이들 교육에 상당히 좋다”며 “아이들이 나중에 이런 행사를 통해 파일럿을 꿈꾼다면 적극 밀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항공산업의 현 주소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지상전시장에는 경량항공기, 일반항공기, 글라이더, 헬기, 무인기 등 50종 110여대 항공기가 전시됐다. 항공부품 및 항공기를 전시한 산업전에는 대한항공, 삼성테크윈 등 국내 메이저 기업과 해외유수업체 등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99개사가 참여해 국제항공전시회로서 명성을 높였다.

특히 전시기간에 교육용으로 전시된 항공기를 사고 싶다는 문의가 폭주해 관련기업들이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자비루사의 J-230, 제니스의 CH-601HDS 등 항공기 2대는 현장에서 판매돼 2억6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자비루사의 J-230을 사고 싶다는 한 관람객은 매일 행사장을 찾아와 판매를 종용해 1억8천만원에 항공기 구입계약을 체결했다. 판매사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 항공시뮬레이션을 체험하는 어린이의 모습이 진지하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한편, 이번 항공전을 치르면서 도가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안전관리였다. 서울지방항공청, 교통안전공단의 두 차례에 걸친 합동 안전검검 시행과 전문요원 30명 확보 등 도는 이번 항공전에 앞서 안전관리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행사기간에는 엄격한 중첩통제를 통해 안전관리를 강화했고, 홍강표 비행안전통제단장, 서울지방항공청 전문가 등이 행사장에 상주했다. 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팀, 안산소방서, 상록보건소, 성빈센트병원 의료진도 상시 대기했다.

이같이 안전우선주의 원칙을 고수한 결과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무사고 행사로 마무리됐다. 지진체험을 포함한 20여종의 소방안전 체험교실도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좋은 본보기가 됐다.

도는 또 지난해 관람객들이 불편사항으로 지적한 먹을거리와 쉼터, 주차시설 등을 개선해 관람객들이 편안히 항공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70개 음식점이 입점했고, 5천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했으며, 주차장 규모도 전년보다 2배 가량 확장해 관람객 편의 제고에 중점을 줬다. 이밖에 브라질 라퍼커션팀의 타악공연, 풍물패, 피에로, 마임 등 22개의 다채로운 공연프로그램을 마련해 항공전의 재미를 더했다.

◇ 항공부품 및 항공기를 전시한 산업전 행사장 모습. © G뉴스플러스 황진환

경기도, 항공산업 활성화 지원

이번 항공전은 지난해보다 질적향상은 물론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인 행사로 평가된다. 항공전이 항공분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였다면 인프라 구축, 제도정비 등을 통해 항공산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게 도의 향후 핵심과제다.

먼저, 도는 세계적인 에어쇼들과 겨룰 수 있도록 항공전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항공산업분야의 세계적인 100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해외바이어를 초청해 기업들의 비즈니스활동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비즈니스트래블러, ATW 등 항공전문잡지를 통한 홍보도 계획중이다.

항공전 예산절감 차원에서 수익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중이다. 입점업체 부스 임대로 수입을 올리거나 대규모 유통기업과 공동마케팅을 펼쳐 입장권 판매수입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모터쇼 및 신차 전시 홍보회 등을 통해 행사수입을 늘리고, 행사관련 기념품 판매, 우주항공체험관 상설화 등 수익창출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항공산업을 도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도 힘 쏟을 계획이다. 2km 규모의 활주로와 비행학교, 체험장을 갖춘 ‘항공Complex’를 조성하고, 항공서비스센터와 비행장비 시험시설 등을 운영해 10년 후 세계 항공산업 7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디딤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김길종 본부장 “항공산업을 국가성장동력으로”
◇ 김길종 경기관광공사 관광마케팅본부장. © G뉴스플러스
지난해 항공전이 레저항공분야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 행사는 항공우주분야까지 확대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경기관광공사 김길종 관광마케팅본부장은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엑스포를 표방한 만큼 레저항공산업을 집약해 항공산업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는 행사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7일 김 본부장에게 이번 항공전을 마친 소감과 내년도 행사계획에 대해 물었다.

-올해 항공전을 총평해 달라.
“양적, 질적으로 상당히 좋았다. 먼저 항공산업에 대한 국민적 붐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도민들도 항공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항공산업의 발전방향을 내부적으로 모색하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100여개 산업체가 참여하고, 관람객 40만명이 현장을 방문함으로써 항공산업이 국가성장동력으로 화(化)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와 함께 항공우주연구원이라든지 대형사업체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내년도 행사를 알뜰하고 폭넓게 준비할 수 있는 발판도 조성했다.”

-가장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T-50기 8대가 순식간에 산개해 흩어지는 ‘다운워드 밤 버스트’ 묘기비행을 펼쳐보이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곡예비행이었다. 세계적인 곡예비행사들이 누구나가 다 저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볼거리를 선보였다. 체험행사도 좋았다. 항공우주의 과학원리를 체험함으로써 아이들이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교육관에서 직접 비행기를 제작해보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비행기 조종도 해보면서 항공에 대한 꿈을 그리도록 만든 교육관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 것을 체험해보고 산업관에 가서 그 실체를 직접 보면서 원리를 깨우치는 순서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안전관리에 중점을 둔 행사였다.
“항공전의 기본은 안전제일이다. 항공에 따른 비행안전만이 아닌 행사장 곳곳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매뉴얼에 따른 중첩통제를 실시했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철저히 대비해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무사고 행사’로 치를 수 있었다.”

-내년도 항공전은 어떻게 준비되나?
“올해 항공전이 항공산업 육성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면 내년도 행사는 실질적인 항공산업을 경기도가 유치할 수 있는 엑스포가 되도록 준비하겠다. 관람객들의 즐기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동선관리와 위치도에 신경 쓰고, 산업체들에게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해 항공산업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더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에어쇼도 올해보다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입력일 : 2010.05.07 14:34